[선샤인 논술사전]
스테판 라딜은 독일 연방 총리실의 위탁을 받아 1995년에 출간한 『독신자사회』에서 독일 가구의 35%를 1인 가구, 독일 인구의 약 16%를 독신자로 보았다. 독일은 스칸디나비아 국가들 다음으로 독신자들의 수가 많은 나라다. 라딜은 독신자들은 특정한 계층, 특정한 직업집단, 특정한 문화환경에 집중되어 있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예를 들어 독신자들은 압도적으로 녹색당에 투표하고 사회민주당에는 적게 투표합니다. 보수정당들에 투표하는 독신자들은 아주 소수이며 극우 정당에 투표하는 독신자는 없습니다. 가치관의 변화라는 범주에서 생각해볼 때 독신자들의 압도적 다수는 ‘탈물질적’ 가치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낡은’ 가치와 ‘새로운’ 가치, 즉 한편에는 의무감을 중시하는 가치가 있고 다른 한편에는 자아발현의 가치가 있다고 할 때, 독신자들은 자아발현의 가치에 압도적 지지를 보냅니다.”
2006년 2월 프랑스 시사주간지 『렉스프레스』는 ‘독신자 1000만 시대’라는 특집기사에서 프랑스 독신자 수가 100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30년 새 프랑스의 독신자 비율은 2배로 늘어 3가구당 1가구가 독신자이며, ‘고독한 도시’ 파리는 그 비율이 더 높아 2가구당 1가구가 독신 가구다. 결혼은 줄고 동거나 독신이 늘어나면서 2005년 프랑스 신생아의 절반 가량은 법적 부부가 아닌, 자유동거 커플 사이에서 태어났다. 독신자가 계속 느는데도 프랑스 인구는 증가하는 이유다.
2005년 11월 1일 현재 한국의 전체 가구 1598만8000가구에서 적어도 317만1000명은 ‘나홀로’ 살고 있다. 2005년 한국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에서 1인 가구는 20.0%를 차지했는데, 2000년 조사 때 1인 가구는 15.5%(222만여가구)였다. 엄밀한 의미의 1인 가구 외에 부모별로 혼자서 애를 키우는 이른바 싱글대디, 싱글맘까지 합치면 실질적 독신 가구는 약 450만 가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었다.
충남대 교수 전광희는 “우리나라도 최근에 진행되고 있는 만혼화, 비혼화, 장수화 등의 추이로 볼 때 10년 내에 독신가구 비율이 30%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할 수 있다”며 “생산성 향상 등의 새로운 방법으로 인적자본을 확충하여 성장 동력을 재구축하지 않는다면, 독신가구의 빠른 증가가 미치는 경제성장에 대한 장기적인 악영향의 함정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고 경고했다.
박은주는 “싱글은 역사적으로 '미운 털'이 박힌 존재였다. 로마시대에는 '독신세'가 있었고, 나폴레옹 전쟁 후 프랑스에서는 비혼자가 '군인을 생산하지 않는 배은망덕한 집단'(장 클로드 볼로뉴의 '독신의 수난사')으로 분류됐다. 지금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싱글족은 근로소득세 공제혜택을 거의 못 받고, 국민주택기금 대출도 쉽지 않다. 입양은 언감생심. 복지부 정책에서도 '미혼자'는 내놓은 자식 대접이고, 지자체가 싱글을 위한 어떤 제도를 내놨단 소식도 들어본 적이 없다. 독신은 하다못해 '전골'을 먹을 권리도 없다. '전골은 2인분 이상' 같은 조건 때문이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렇다고 뜬금없이 '독신을 위한 나라'를 구축하기엔 우리는 경제적·정신적 여유가 없다. 그러나 다만, '배려'는 생각해 낼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결혼을 안 한 거냐, 못한 거냐' 이런 식의 집요한 질문 안 하기. 그리고 '결혼을 못한 미혼(未婚)'이 아니라, '결혼을 안 한 비혼(非婚)'이라 인정해 주기. 그리고 싱글들의 '공간'을 인정해 주기. 어떤 싱글들은 '키드 프리 존(어린이 없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노래를 부른다. '어린이가 미래'라는 생각이 지나친 나머지 온 나라가 '버릇없는 가족'을 양산하고 있다는 것이다.…'가족'들을 위한 나라는 건강한 나라고 '싱글'까지 배려하는 사회는 세련될 사회일 것이다. 그런 세상이라면, 아이들이 살기에도 꽤 괜찮은 사회, 아닐까.”
<참고문헌>
아르민 퐁스 엮음, 윤도현 옮김, 『당신은 어떤 세계에 살고 있는가? 2』(한울, 2003), 148-151쪽
강경희, <파리, 한집 건너 독신>, 『조선일보』, 2006년 2월 21일, A16면.
<핵가족 붕괴시대: ‘나홀로’ 가구 300만…전체의 20%>, 『국민일보』, 2006년 7월 24일, 1면; 김찬희, <나홀로 가구 급증 ‘초 핵가족화’: 2005년 인구주택총조사>, 『국민일보』, 2006년 7월 27일, 2면.
전광희, <독신가구 증가와 경제적 파장>, 『한국일보』, 2006년 8월 3일, 26면
'지식사전 > 논술사전: 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독신자를 위한 나라로 가는가? (0) | 2009/09/25 |
|---|---|
| 다국적제약회사, 무엇이 문제인가? (0) | 2009/09/25 |
| ‘등록금 논쟁’을 어떻게 볼 것인가? (0) | 2009/09/25 |
| 왜 ‘드라마 공화국’의 위기인가? (0) | 2009/09/25 |
| 높은 ‘대외의존도’는 한국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0) | 2009/09/25 |
| ‘도요타방식’이란 무엇인가? (0) | 2009/09/25 |
copyrightⓒ선샤인뉴스. All rights reserved.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