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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2년 기다려 줬더니…”

생활/연애 | 2009/09/15 13:46 | Reported By 선샤인뉴스


오랜기간 남·녀가 만남을 갖게 되면 눈빛만 보아도 상대방의 기분과 상태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흐드러지게 벚꽃이 피었던 2006년의 어느 봄날, 필자의 고백으로 인해 현재까지 3년 이상의 끈질긴(?) 만남을 갖고 있고 앞으로도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나갈 여자친구 김정현 양과 추억의 한 토막을 꺼내어 인터뷰 하였습니다.

제 1장 - 군화 와 고무신

바야흐로 2007년 3월 12일 1년간의 핑크빛 만남을 뒤로하고 남자친구는 군대로 떠나 버렸 다. 우리는 C·C 였기에 매일같이 붙어있었다. 남겨진 나는 혼자라는 현실이 어색하기만 했다.

남자친구는 훈련병 시절부터 유별났다. 빡빡한 훈련소 일정에도 불구하고 공부를 시작했다느니 공부를 위해 전공책을 보내달라고 하는 등 갑자기 철든 모습을 보여 나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상병을 달고 소위 ‘짬’이 점점 차자 시간이 안 간다며 나에게 횡포를 부리기 시작했다.

평소 본인의 친오빠가 즐겨하던 PSP게임기를 탐하기 시작하더니 이내 빠른 시일 내로 보낼 것을 독촉했다. 훈련병 시절의 다짐과는 달리 그는 빠른 속도로 말년병장에 적응하여 나를 재차 놀라게 하였다. 그래도 2년이란 시간동안 군대라는 제약의 틀 안에서 가꾸어 나가는 사랑이어서였을까? 애절했을 때도, 즐거웠을 때도 있었다. 서로 편지를 자주 주고받으며 울고 웃으며 서로에 대한 사랑을 키워나갔다.

제 2장 - 독한여자 꽃신을 신다

눈 깜짝할 사이 남자친구는 훈련병에서 병장이 되어있었다. 그는 2009년 2월 18일 자로 제대를 하게 되었고 나는 전국 여성의 1%(?)만 신을 수 있다는 ‘꽃신’ 을 신게 되었다. 사실 남자친구가 군대에 입대 했을 때 내가 22살이었는데 정말 꽃다운 나이가 아닌가?

주위에서 “남자친구를 기다릴 수 있겠냐” 는 둥 군인을 어떻게 만나냐는 둥 이런저런 말을 들었지만 남자친구가 제대하면 나에게 정말 잘하겠다고 입이 마르고 닳도록 말했기에 남자친구만 굳게 믿고 주위의 유혹에 한 번도 흔들리지 않았던 것 같다. 이런 나의 모습을 지켜본 지인들은 나를 “독한여자, 꽃신을 신다.”라고 표현했다.

제 3장 - 속았네, 속았어!

군대 간 남자친구를 기다려본 여 자라면 내 심정을 잘 알 것이다. 2년간의 기다림은 기나 긴 오욕의 세월이었고 나는 마치 성지순례를 하는 마음이었기에 그와 함께 할 앞으로의 시간들이 너무 기대되 고 나를 설레게 했다. 그와 즐거운 데이트를 했던 것도 잠시. 나 이외의 다른 여자를 멀리하겠다던 그의 말과 달리, 그의 휴대폰은 다른 여자들과의 연락으로 인해 바삐 울어댔다. 그리고 복학을 하면 공부와 나에게만 충실하겠다던 약속은 까맣게 잊었는지 온갖 모임자리에서 터줏대감 노릇을 하고 있었다. 술과 나이트클럽... 그는 밤의 황제로 군림했다.

그가 제대하고 한 달여가 지나고 나는 깨달았다. 속았네, 속았어!

제 4장 - 극약처방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배신감이 나를 옥죄어 왔다. 내가 가지마라 했던 과M·T도 몰래 다녀온 그였기에, 그에게 필요한건 바로! 극약처방. 나는 결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그에게 “너의 변한모습에 실망했다”며 이별을 선언했다. 당시 나의 심정은 ‘모’ 아니면 ‘도’ 였는데, 내심 그가 극약처방을 통해 변해주길 진심으로 바랐지만 남자친구는 나의 극약처방에도 아랑곳 하지 않았다. 내가 알던 내 남자친구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

제 5장 - 나! 다시! 돌아갈래!!

그에게 이별을 고했던 나는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며칠 밤을 울며 영화 속 비련의 여주인공이 된 듯 했다.

며칠이 지나고 드디어 남자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잠시 만나자며 집 앞으로 나오라던 그. 나는 그의 미끼를 덥썩 물고 말았다. 그에게 면박을 주기위해 단단히 마음을 먹고 나갔지만, 평소 예전부터 서로 심하게 싸우다가도 얼굴을 보면 둘이서 웃어버리곤 했었는데 위와 같은 심각한 상황에서도 여지없이 나와 그의 웃음보는 터지고 말았다. 남자친구가 이때다 싶었는지 개그를 자꾸 시도했고 나는 어이없이 웃어버리고 말았다. 일주일정도 울며 고생했던 것들이 단번에 사라지는 순간 이었다. 앞으로 잘하겠다는 그의 약속을 받아내고서야 우리는 제자리로 돌아 갈 수 있었다.

제 6장 - 그리고, 지금...

그리고, 지금 나는 어느 카페에 앉아 그의 어깨에 기대어 인터뷰를 당하고 있다. 지금은 서로가 편하고 좋다. 3년이란 시간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수도 있으나 서로가 눈빛 만 봐도 기분을 알 수 있다는 게 너무 좋다. 앞으로도 예쁜 사랑을 하고 싶다. (웃음)

/이기성 kbs_l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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